국내 민간 및 정부 기관들은 국산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보안 환경의 주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번 22일,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사이버보안에 특화된 AI 모델 개발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부와 민간의 협력 하에 이끌어지는 이 프로젝트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이버 방어 분야에서 해외 AI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독자적인 보안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 등의 자원을 지원하며, 민간 기업들은 대규모 인프라와 전문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모아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주축을 맡는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공격 및 방어 능력을 각각 강화한 7000억개의 독자 AI 모델 2종을 병렬로 개발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이를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사이버 보안 특화 AI 모델 개발’ 프로젝트는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착수 간담회를 열면서 컨소시엄의 구체적인 계획을 공유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네이버클라우드를 중심으로 LG CNS, LG AI 연구원, LG 유플러스 등 LG 그룹 주요 기업, 에스투더블유(S2W), 에이아이 스페라, 이스트시큐리티, 지란지교 시큐리티 등의 보안 기업들과 서울대학교, KAIST와 같은 학계 기관, 한국수력원자력, 금융보안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을 포함한 총 33개의 산·학·연·공공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협력 의향서(LOI)를 제출한 기관까지 합치면 42곳에 이른다.
본 프로젝트는 ‘창’과 ‘방패’라는 두 가지 AI 모델을 동시에 개발하는 투트랙 방식을 따르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AI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사이버 위협을 막는 방어형 모델과 LG AI 연구원의 AI ‘엑사원’을 기반으로 해킹 시뮬레이션을 통해 약점을 파고드는 공격형 모델을 각각 개발하고, 서로를 상대로 반복적인 대결을 통해 능력을 쌓아가는 방식이다. 이러한 구상은 최종적으로 필요한 전문가 신경망만 선택하여 활용하는 MoE(전문가 혼합) 구조를 목표로 한다.
성능 측정은 국제 공인 벤치마크 2종을 사용한다. 공격형 모델의 취약점 발굴 능력은 ‘사이버짐(CyberGym)’으로, 방어형 모델의 침해 사고 조사 능력은 ‘엑사이틴(ExCyTIn-Bench)’로 평가한다. 내년 2월까지 공격형 모델은 중국 Z.ai의 ‘GLM 5.3’ 모델의 80% 성능을 달성하고, 방어형 모델은 xAI의 ‘그록4(Grok4)’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최종적으로 각각 GLM 5.3과 앤스로픽 ‘클로드 오퍼스 4.5’와 비교 가능한 성능을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측정은 사람의 개입 없이 재현 가능한 방식으로 진행되며, KOLAS 국가 공인 기관 검증을 받게 될 것이다.
개발 초기부터 네이버클라우드는 사전 학습을 위해 B200 GPU 4000장(약 2000억원)을 선제적으로 투입하였고, 정부 지원의 B200 256장과 LG의 H200 256장이 이에 추가되었다. 또한, 22곳 이상의 기관에서 제공한 약 830TB 규모의 실제 데이터가 학습 과정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완성된 AI 모델은 내년 하반기부터 전력, 금융, 통신 등 국가 기반 시설 및 반도체, 방위산업, 항공우주 등의 전략 산업에 순차적으로 실증 배치될 것이다. 공공·금융·국방과 같은 데이터 반출 규제가 엄격한 분야에서는 모델을 내부에 직접 설치하는 구축형(온프레미스)으로 제공하며, 개발이 완료된 후에는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하여 국내 보안 생태계 전반에 확산시키겠다.
네이버 클라우드의 글로벌 AI 팩토리 사업 진출과 LG 그룹의 13개국 해외 거점을 통해 국제 시장으로도 소버린 AI 보안 서비스를 전파하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네이버 클라우드 대표 배경훈은 국방, 공공, 통신망 등 핵심 데이터를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직접 제어하는 보안 특화 모델이 필요하다며, 결과물을 특정 기업에 독점되지 않도록 광범위한 활용을 추구할 것임을 밝혔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AI 속도 조절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프론티어 AI 역량 보유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AI 안전장치(가드레일) 구축이 중요하며, 실패하지 않는 최적의 길을 공공과 사설 부문이 함께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의는 국가 보안 환경에서 AI의 중요성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내며, 앞으로의 사이버 보안 전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