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시장 격변: 주거 비용 부담 증가, 세입자들의 고충

2023년 9월 8일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 위치한 신축 아파트 분양사무소 앞에서 시민들은 하늘을 향해 별 따기처럼 선착순 전세 계약 접수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이는 최근 전세 매물의 급격한 감소와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인해 더욱 치열해진 시장 상황을 반영한다.

특히 서울 전세시장은 가격 상승과 매물 감소라는 이중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북구 길음동의 롯데캐슬 84㎡ 전용면적 아파트가 최근 11억원으로 전세 계약된 사례는 이러한 시장 변화를 잘 보여준다. 성동구와 마포구 등 ‘마용성’ 지역의 신축 아파트 전셋값도 10억~11억원 수준까지 오르며, 강남권과의 가격 차이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더욱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5년에 4만3000호로 급감하며, 이후 연평균 1만호 안팎으로 유지될 전망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10월 4일 ‘중변TV 김민중 변호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셋값이 치솟는 것보다 더 문제인 매물 자체의 부재”라고 지적했다. 수도권 전세시장에서 매물 부족은 다양한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갭투자의 어려움이 커졌고, 비거주 1주택자에게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며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경우도 증가하면서 전세로 내놓을 수 있는 주택의 수가 줄어들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여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를 일부 완화하고, 2027년 말까지 계약한 주택에 대해 2029년까지 의무 이행을 미룰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만으로 전세 매물이 크게 증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29년 입주 시점에 기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서는 수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며, 강화된 대출 규제로 인해 자금 조달이 어려움에 처했다. 또한, 이 제도가 무주택자만을 대상으로 하므로 상급지로 이동하고자 하는 기존 주택 보유자의 수요를 충분히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전세 매물 부족으로 인해 기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현재 거주하는 집에 머무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4년간 물가와 전셋값이 모두 상승한 만큼 새로운 주택을 구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김인만 소장은 “기존 재고 매물의 회전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결과적으로 전세 매물 부족은 월세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그에 따라 월세 비중과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월세나 반전세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10월 5일 발표한 최근 10년간 주택 임대차 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8.5%로 집계되었다. 보증부월세와 반전세 등을 포함한 수치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파트 시장에서도 전세 선호에 비해 월세로의 전환이 명백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1~8월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전국 평균 52.7%, 수도권 52.1%, 서울 52.3%로 모두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서울 아파트의 월세 전환 속도가 가파르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2017년에는 33%였던 비중은 연간 증가하며, 2021년 39.7%, 2022년 43.1%, 2023년 42.9%, 지난해 44.0%를 기록했으며 이제는 52.3%로 크게 뛴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 164만1000원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1년 전 144만원과 비교해 약 14% 상승한 수치이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월세가 160만원을 넘은 것은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인 사건이다.

이러한 전세와 월세 시장 변화는 단순한 수치적 변동에 그치지 않고, 세입자들의 주거 생활 방식과 재정 관리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 시장의 악순환과 월세 수요 증가는 정부와 시장 주체들이 지속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긴급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 Lee Seo-yun

    뉴스짱 편집부 기자입니다.

    관련 글

    첫 시민 주도, 일자리 해법 공론화 – 경사노위의 혁신적 접근

    2026년 10월 6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김지형 위원장은 새롭게 도입된 시민 주도 공론화 접근법을 발표하며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번 ‘인구 구조 변화와 일자리 공론화 특별위원회’의 첫 시도는 기존 방식과 대비되어 국민이 직접 의제…

    도쿄일렉트론코리아, 신입·경력 자리 세 자릿수 규모로 모집… 반도체 장비 업계의 새로운 시작

    2026년 하반기를 목표로 한 도쿄일렉트론코리아의 신입·경력 공개채용은 반도체 장비 산업의 중심 인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19개 직무에서 세 자릿수 규모로 지원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반도체 분야에 새롭게 입문할 사람들과 경력을 갖춘 전문가들에게 열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놓친 소식

    특수 교사 고소 사건에서 발언권 요구: 주호민, 학대 피해 장애인의 녹음법 예외 적용을 간청

    특수 교사 고소 사건에서 발언권 요구: 주호민, 학대 피해 장애인의 녹음법 예외 적용을 간청

    첫 시민 주도, 일자리 해법 공론화 – 경사노위의 혁신적 접근

    첫 시민 주도, 일자리 해법 공론화 – 경사노위의 혁신적 접근

    국정감사 첫 날 국민의힘 의원 김재섭 경찰 조사 출석 – ‘야당 탄압’ 주장에 대한 사실 확인

    국정감사 첫 날 국민의힘 의원 김재섭 경찰 조사 출석 – ‘야당 탄압’ 주장에 대한 사실 확인

    대법원장 조희대, 국회와 대통령의 제청 관여 거부: 사법 독립을 위한 입장 강조

    대법원장 조희대, 국회와 대통령의 제청 관여 거부: 사법 독립을 위한 입장 강조

    도쿄일렉트론코리아, 신입·경력 자리 세 자릿수 규모로 모집… 반도체 장비 업계의 새로운 시작

    도쿄일렉트론코리아, 신입·경력 자리 세 자릿수 규모로 모집… 반도체 장비 업계의 새로운 시작

    AI 기반 ‘불법주정차 감소’ 성공 사례: 별내동 실증에서 최대 99% 감소

    AI 기반 ‘불법주정차 감소’ 성공 사례: 별내동 실증에서 최대 99% 감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