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운데, 수도권에 거주하는 김수빈(가명·35)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의 주민번호와 이름이 유포되어 무단 처방을 받은 사건에 휘말렸다. 지난 2월 감기 진료를 받던 중 의사로부터 ‘당뇨약 처방’이라는 이상한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러나 김씨는 해당 시기에 대전을 방문한 적도 없었고, 특별한 지병을 앓고 있지 않았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자신의 처방 내역을 조회하더니 놀랍도록 많은 약이 그 이름으로 타감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김씨는 당뇨약과 혈압약 등 총 4종류의 전문의약품까지 무단 처방을 받은 사실에 경찰에 신고하게 되었다. 곧바로 이를 자신이 알지 못하는 A씨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친조카 정보라는 이름으로 B씨로부터 김씨의 정보를 훔쳐 대량 처방을 받았다고 밝혔다.
B씨는 현재 동남아 제3국에 거주 중이라고 전해지며, A씨는 무심코 이용한 것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김씨는 본인의 잘못도 없음에도 많은 고통을 겪게 되었다. 주민등록번호를 바꾸는 고단한 절차를 거치며 은행, 관공서, 보험 등과 연계된 수많은 서류와 인증을 다시 정비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불면증과 후두염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김씨의 정보가 어떻게 유출되었는지, 누구를 거치며 전달됐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텔레그램이 주요한 유통 경로로 의심되고 있으나, 핵심 피의자인 B씨가 해외에 거주 중인 관계로 수사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 사건은 개인정보 유포의 위험성을 더욱 명확하게 드러냈다. 국민일보와 함께 공동 분석팀으로 구성된 화이트해커 그룹은 텔레그램과 다크웹에서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개인정보를 모니터링한 결과, 김씨와 같은 다수의 피해자들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공유되고 있는 채널을 발견했다. 이로 인해 사기와 해킹 등 2차 피해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의 급증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인정하는 피해자들에게는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었지만, 심사 과정은 복잡하고 최대 3개월이 걸린다. 지난해 재산 피해 관련 신청은 전체의 약 89%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이는 개인정보 유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김다솜 화이트해커 멘토는 “개인정보가 노출되면 2차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며, 유통 경로 확인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과 그에 대한 책임감을 다시금 강조해야 할 때라는 것이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