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디어 생태계는 현재 글로벌 OTT(Over The Top) 서비스의 강력한 공세와 방송 시장 성장 정체로 인해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계 및 전문가들은 20년 전 아날로그 시대에 마련된 방송 규제 틀을 근본적으로 개편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와 규제 혁신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이 새롭게 열린 이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30일 오후, 한국 프레스센터에서는 ‘지속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와 규제 혁신’이라는 주제로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하고 한국IPTV 방송협회, 한국 케이블TV 방송협회 및 KT 스카이라이프가 후원하는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국내 유료방송 플랫폼의 역할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단순한 채널 전달자를 넘어 ‘기간 미디어 플랫폼’으로서 국내 미디어 생태계를 지탱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콘텐츠 유통 인프라로서 국내 콘텐츠 투자 생태계를 뒷받침하면서도, 공적인 시청각 미디어 접근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지역성 구현에도 앞장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미나의 첫 번째 발제자로 출마한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홍종윤은 현재의 방송 시장을 지상파, 케이블 및 IPTV 등 전통적 경계가 허물어진 ‘시청각 미디어 생태계’로 정의하며, 유료방송 플랫폼이 단순한 방송 수단을 넘어서 새롭게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홍 교수는 유료방송의 경쟁력 약화가 단순한 플랫폼 사업자의 위기로 끝나지 않고, 콘텐츠 투자 감소와 다양성 상실, 고령층 및 취약 계층의 시청권 문제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설계가 필수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현재 방송법이 유료방송과 글로벌 OTT 사업자에게 서로 다른 규제를 적용하고 있어 ‘규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을 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 모두를 포괄하는 ‘통합미디어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장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정책의 기본 단위를 방송사업자에서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로 전환해야 한다는 홍 교수의 견해에 부합합니다.
세미나에서 두 번째 발제자인 디지털산업정책 연구소장 노창희는 국내 방송 시장이 ‘성장 동력을 상실한 구조적 고사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2025년 전체 방송 사업 매출은 18조 6,495억 원으로, 3년 연속 감소하는 상황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송사업매출 비중도 2016년 0.91%에서 2025년 0.70%로 하락했습니다. IPTV는 매출 증가율이 단 0.1%에 그치며, 사실상 정체 상태에 빠졌고, 케이블TV(SO)와 위성방송 역시 하락세가 심화되면서 합계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노 소장은 이러한 위기의 원인을 ‘낡은 규제’, 규제 경직성 및 불확실성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아날로그 독과점 시대에 정립된 법체계가 디지털 융합 환경에 그대로 적용되어 규제 수준이 매체별로 차이를 보여 규제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미디어 융합 환경에 대응할 법체계가 개편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감한 투자 결정이 어려워지며, 부관 조건 등의 허가 체계 또한 지속 가능한 운영 설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노 소장은 유료방송 혁신을 위해 서비스 구성 자율성 확립, 채널 구성 자율성 강화 및 인허가 체계 효율화 등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합니다. 또한, 신고제로 운영되어야 하는 이용요금 및 결합상품 규제를 완화하고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하는 채널을 줄여 혁신적인 상품이 시장에 출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더 나아가, 재승인 심사를 등록 수준으로 간소화하고 장기적으로는 등록제로 전환하는 것을 제안하며, 방송광고 총량과 형식 규제 완화 및 사후 규제 중심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표명합니다.
이와 같은 논의를 통해 한국의 방송 시장과 미디어 생태계가 겪고 있는 구조적 위기에 대한 깊이 있고 체계적인 이해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맞춰 규제를 개편하고, 지속 가능한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정부와 산업 모두가 협력하여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