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원자력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파워’와 연계, 한국 기업들이 미 웨스팅하우스(WEC) 지분 5~10%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이는 단순한 건설 참여를 넘어서 주주로서의 입지를 확보함으로써 미국과 전 세계 원자력 시장에서 발생하는 장기적인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목표에 기반한다. 특히, 지분 비율이 10%를 넘어가면 이사회 참여 권한이 생긴다는 점에서 최종 결정은 협상의 중요한 쟁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과 한국 양국이 1일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에 따르면, ‘프로젝트 파워’ 일환으로 한국 기업의 웨스팅하우스에서 상당 규모 소수 지분 투자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한국 투자 참여 기업과 그 규모는 미래에 정해질 예정이지만, 이는 양국이 미국 대형 원자력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상업적 이익을 공유할 계획임을 시사한다. 한국 산업통상부의 김정관 장관은 지난 22일 대미 투자 관련 브리핑에서, 웨스팅하우스에 대한 지분 투자를 5~10% 수준으로 고려 중이라며 최종 규모는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내 민간기업도 이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평소부터 글로벌 원자력 시장 확대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보고 있는 국내 민간기업들의 관심은 높다. 특히, 한전과 한수원 같은 대형 전력 회사는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징적인 수준의 지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김 장관에 따르면, 이들은 최소한의 상징적 지분으로 생각하며 민간기업들의 투자 의사가 상대적으로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분 비율은 협상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는 기존 주주 간 계약 등을 고려해 웨스팅하우스의 10% 지분이 이사회 참여 권한과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 한국 내 기업들은 지분 확보에 관심이 있지만, 웨스팅하우스 측에서는 한국 기업의 이사회 직접 참여를 부담으로 여기고 있는 점을 정부가 설명했다. 김 장관은 10% 지분이 이사회 참여의 권한을 제공하며, 웨스팅하우스 입장에서 한국 측의 이사로서의 직접적인 참여는 부담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양측의 상호 이해관계에 기반한다. 웨스팅하우스는 AP1000 원자력 발전소 기술과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으나, 여러 대형 원자력 발전기를 동시에 건설하기 위한 EPC(설계·조달·시공) 역량과 기자재 공급망 확보가 필요하다. 반면 한국은 이러한 자원을 갖추고 있지만, 미국 및 유럽 시장 진출에 제약이 있다는 점에서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김 장관은 웨스팅하우스가 설계와 IP를 보유하고 있으나 실제 발전소 건설을 위한 EPC 및 공급업체 부족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한 선택지라 강조했다.
장기적인 사업 관계도 이러한 결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지난해 웨스팅하우스와 한전·한수원이 맺은 글로벌 합의는 50년간 기본 계약기간을 가지며, 한국이 해외에 발전소를 수출할 때 기술 사용료를 지급하고 웨스팅하우스에 특정 규모의 물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당시, 이러한 장기간 비용 부담은 한국 측에서 불리한 합의로 지적되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이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이러한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웨스팅하우스의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브룩필드의 향후 지분 전략도 중요한 변수이다. 정부는 브룩필드와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하며, 웨스팅하우스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고려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원자력 시장 확대와 함께 기업 가치 상승으로 브룩필드가 손을 뗄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장관은 최근 브룩필드가 지분을 유지하는 것이 기업 가치 상승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차지할 수 있는 새로운 위치를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지분 투자를 통해 얻게 될 이사회 참여 권한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원자력 시장에서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