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배상책임 분담, 이동통신업계의 단호한 반발

2026년 4월 9일 서울 시내 한 휴대폰 매장에서 눈에 띄게 떠오르는 주제가 있다. 이동통신업계가 보이스피싱 피해 배상책임을 금융권과 함께 부담하도록 요구하는 제안에 대한 단호한 반발이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금융권의 주장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가 이러한 반발을 펼친 배경에는 금융권의 새로운 제안이 크게 작용한다. 금융회사가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었을 때, 이동통신사도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부분의 배상책임을 지는 것을 제안하는 것이다. KTO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며, ‘불법 감청’과 같은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것과 동일하다고 비판했다. 통신망이 범죄에 사용된 사실만으로 그 결과의 책임을 이동통신사가 져야 한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KTOA는 금융회사와 이동통신사의 역할과 권한 차이를 강조하며 자신들을 변호한다. 금융기관은 고객 자산 보호 및 거래 승인, 자금 흐름 관리와 같은 명확한 역할과 권한이 있지만, 이동통신사는 계좌 정보나 금융거래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하는 원인과 배상 책임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립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동통신사에 무과실 책임을 부여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KTOA는 통신비밀 보호 의무를 근거로 자신들의 입장을 더욱 강화했다. 이동통신사가 통화 내용을 임의로 확인할 수 있는 법적 한계가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무과실 책임을 부여하면 실질적으로는 ‘불법 감청’과 같은 행위를 요구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종종 예로 드어지는 싱가포르의 공동책임 제도에 대해서도 KTOA는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싱가포르에서는 금융기관과 이동통신사 모두 특정 예방 의무를 위반했을 때 피해액 부담이 요구된다. 그러나 KTOA는 이와 달리 국내 논의 중인 무과실 책임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제도에서는 특정 예방 의무 위반이 있을 때만 적용되지만, 국내의 논의에서는 이동통신사에 일률적으로 무과실 책임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KTOA는 배상책임 순서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금융기관이 예방 의무를 위반한 경우, 먼저 금융기관이 손실을 부담해야 하며, 금융사는 의무를 다하였으나 이동통신사가 위반했다면 그 책임은 이동통신사에 있다. 두 사이드 모두 정해진 의무를 충족할 경우, 해당 제도에 따른 배상 책임은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범죄 예방을 위한 협력은 이어가겠다고 KTOA는 밝혔다.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보이스피싱 방지를 강화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이동통신사는 발신번호 변조 차단, 악성 URL 필터링, 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범죄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휴대전화 개통 시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계획을 포함, 대리점 및 판매점의 관리 강화로 문제 발생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KTOA는 마무리적으로 비유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잘 드러내었다. 렌트카 업체나 도로관리기관에 대한 불합리한 책임 부여와 같은 이동통신사에 일률적인 배상책임을 지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여러 이해관계자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히 구분되어야 하는 문제라며, 더 나아가 협력을 통한 범죄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 Nam Tae-yang

    뉴스짱 편집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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