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의 세그먼트 구분, 우량 기업과 일반 기업 사이의 경계선을 찾아서

최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 내에서 승강제를 도입하여 우량기업과 일반기업으로 구분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진행 중이다. 이번 구조 개편은 코스닥시장의 30주년을 맞아 더욱 선명하게 나타나는 시장의 혁신적인 방향성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자아내고 있다.

코스닥시장 개장 30주년 기념으로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 내의 구체적인 승강제 방안을 발표하려 했다. 하지만 벤처업계 등 여러 분야에서 제기된 이견들로 인해 의견수렴 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졌다. 10월 중으로 구체안 발표가 재일정되었다는 사실은 시장 내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려는 거래소의 노력이 드러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위 세그먼트인 ‘코스닥 셀렉트’의 편입 기준과 종목 수, 인센티브 등을 중심으로 막바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 6월 학계와 벤처업계, 연기금, 자산운용업계, 투자은행(IB), 증권사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통해 다섯 차례의 대면회의를 열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벤처캐피탈(VC) 업계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되었다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의견수렴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10월 중반이 되면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셀렉트와 스탠다드를 어떻게 구분하고 편입 기준 등을 정하는지가 주요 논의 항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7월 발표예정이었던 승강제 방안은 벤처업계의 반발로 인해 일정이 연기되었다. 시장 내 기업의 서열화가 고착화될 위험이 있고, 장기간 연구개발이 필요한 바이오·딥테크 등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벤처업계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일정을 연기했다고 설명한 거래소는 벤처기업협회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이 공동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승강제 시행 유예 및 재검토를 요구한 점도 언급하고 있다. 성장기업에 불리할 수 있는 재무실적 중심의 기준보다는 기술가치를 강조하는 별도 트랙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달 말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에서 구체안이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의견 취합 과정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에 10월 중 발표할 계획이라는 소식도 나온다.

셀렉트의 경계선 설정은 쉬운 일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은 증권사들의 모의분석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각기 다른 기준으로 70곳과 78곳을 추려냈으나 공통으로 선정된 기업은 단지 41곳에 그쳤다. NH투자증권이 선정한 기업의 58.6%, 미래에셋증권이 선정한 기업의 52.6%만이 겹친 것으로, 같은 대상을 살펴봐도 어떤 기준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상위 세그먼트의 구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바이오 기업 평가 기준에서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별도 유형을 존재시키지 않는 점을 들어 재무실적 미적용 유형을 제외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바이오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일정한 조건 하에서 추가 선택을 했다.

스탠다드에 남게 될 중소형 상장사들도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비우량 기업’이라는 라벨링으로 인해 시장의 신뢰성이 훼손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이 고착화되면 기존 투자자의 철수와 새로운 투자자의 유입이 저해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해에 코스닥시장을 상위 대형·성숙기업과 일반 스케일업 기업 등으로 세분화하고, 기업의 성장에 따라 세그먼트를 오가는 승강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발표했다. 이러한 변화는 코스닥시장 내에서 우량기업과 일반 기업 사이의 경계선을 명확히 하고, 시장의 건전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과정에서 코스닥시장은 성숙화되면서도 혁신적인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

  • Lim Do-yun

    뉴스짱 편집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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