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미국 위스콘신 대학 매디슨 캠퍼스에서 근무하는 프란시스 할전 교수는 남극의 거대한 얼음을 검출기로 활용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는 단순한 상상에 그치지 않고, 수십 년 후 우주 공간에서 날아오는 ‘유령입자’라 불리는 중성미자의 관측으로 이어졌다. 오늘날 할전 교수의 비전은 혁신적인 천문학 분야에 새로운 길을 열고, 그 결과로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남극은 지구 상에서 가장 극한의 환경 중 하나이다. 이곳의 얼음은 몇 천 년 동안 변하지 않는 투명함과 안정성을 자랑한다. 할전 교수는 이러한 고유의 성질을 활용하여 중성미자를 관측하는 방법을 도모했다. 중성미자는 전하가 없고 거의 모든 물질과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유령입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우주 공간을 비상속적인 속도로 날아다니며, 먼 거리에서 온 극한의 현상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추적하는 중요한 정보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매우 검출하기 어렵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관측할 수 없었다.
할전 교수의 해결책은 남극 빙하 안에 설치된 광센서를 통해 중성미자가 원자핵과 충돌할 때 나타나는 약한 빛을 감지하는 것이었다. 이 아이디어는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관측소’로 구체화되었고, 1㎦ 규모의 실험장소가 되기까지 수십 년간의 열망과 노력이 필요했다. 이 프로젝트는 초기에 많은 회의론적인 시선을 받았다. 양운기 성균관대 핵입자 천체물리연구소장은 할전 교수를 “돈키호테 같은 사람”이라고 불렀으며, 그가 이미 학계 원로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스큐브 프로젝트 현실화를 위해 정부와 대학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는 모습이 강렬했다고 회상했다. 박일흥 성균관대 명예교수도 할전 교수를 “10년 넘게 거대한 연구집단을 이끌며, 소통과 리더십으로 물리학계에서 크게 존경받는 인물”이라고 평가하였다.
2004년부터 시작된 아이스큐브 건설은 2010년 완공되었으며, 이듬해 본격적인 관측 작업에 들어갔다. 그 결과, 태양계 밖에서 온 고에너지 중성미자가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중성미자 천문학’이 실질적으로 시작되었다. 할전 교수의 이러한 끈기와 과학적 비전은 새로운 천문학 분야를 열어놓았고, 노벨위원회는 그의 기여를 “새로운 천문학의 길을 연다”라며 평가했다.
한국에서도 이 아이디어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고, 중앙대와 성균관대 과학자들이 국제공동연구로 참여하고 있다. 할전 교수의 노력과 비전은 단순한 실험적인 성과를 넘어, 우주 탐사와 과학 연구에서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미래에도 여러 팀이 함께 협력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중요한 귀중한 기초를 마련해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