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배상 논란: 통신업계의 ‘무과실 책임 부당’ 주장

최근, 보이스피싱을 비롯한 전기통신금융사기 발생 시 금융회사가 무과실 배상책임을 지도록 하자는 법안 제정에 따른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통신업계는 금융권의 주장에 반발하며, 자신들에게 배상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해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발생 시 금융회사가 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피해금을 배상하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 중에 있다. 이를 기반으로, 금융권은 범죄 예방과 수사에서 통신사가 역할을 하므로 배상 책임도 공동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에 대해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강력하게 반발하며, 통신사가 금융거래의 직접적 관리 권한이 없음을 지적한다. KTOA는 “금융사는 고객 자산 보호와 거래 승인 권한을 갖고 있지만, 통신사는 단순히 연결 경로를 제공하는 역할에 불과하다”며 설명한다.

금융사는 자금 이체와 출금의 전반적 흐름을 관리하고, 거래 승인에 필요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반면, 통신사는 발신번호 사전등록제나 악성 URL 차단과 같은 기술적 조치를 통해 보이스피싱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도 금융 시스템 내의 결함으로 인한 실제 피해와는 직결되지 않다는 점이 중요하다.

또한, 현행 법률상 통신사가 이용자의 통화 또는 문자 내용을 임의로 감청할 수 없음에 따라 사기 여부를 판별하는 데 법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신사에 배상책임을 부여하면, 스마트폰 제조사나 SNS 플랫폼 사업자 등도 같은 논리로 책임져야 한다는 모순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해외 비교를 통해 보면, 영국의 ‘승인된 푸시결제(APP) 사기’ 배상 제도에서는 금융 기관에만 배상 책임이 부과되고 있으며, 싱가포르의 경우 정해진 예방 의무를 위반한 상황에서만 통신사가 배상책임을 진다. 이러한 해외 사례들은 금융 기관에 중점을 둔 현재 국내 법안과 유사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KTOA는 통신 비밀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지켜가며, 기술적 조치와 정부 및 금융권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통신사업자들이 보이스피싱 등 범죄 예방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

이와 같은 배경 속에서, 금융권과 통신업계 간의 논쟁은 보이스피싱 사건에 대한 책임 부담의 정확성을 중심으로 계속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 모두 법적, 윤리적 관점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방어하며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 Kim Min-jun

    뉴스짱 편집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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