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설계 기업 세미파이브(490470)는 최근 미국 AI 팹리스와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AI 추론 가속기 개발 프로젝트를 700억원 규모로 수주하는 성과를 이룩하였다. 이는 상반기에 기록한 매출 947억원(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 및 신규 수주액 1189억원과 함께 회사의 성장 전망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5200만달러(약 703억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세미파이브는 미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스펙 핸드오프(Spec Hand-off)’ 방식의 턴키 과제를 확보하게 되었다. 이 방식은 고객사가 반도체 성능 및 기능 등 주요 사양을 제시한 후, 세미파이브가 상세 설계부터 패키징, 테스트, 양산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발 대상인 반도체는 대규모 AI 모델의 추론 연산 처리를 목적으로 하는 차세대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세미파이브는 저전력 메모리 LPDDR6와 고속 데이터 전송 규격 PCIe 5세대를 적용하여 메모리 대역폭과 데이터 처리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고, 동시에 전력 소비 및 총소유 비용(TCO)을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형 반도체를 설계하는 ‘빅다이(Big Die)’ 기술을 활용하여 최대 800㎟ 규모의 대형 칩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계획이다.
세미파이브는 이번 수주가 단순한 고객 명단 확장에 그치지 않고, 회사의 사업 구조와 더욱 깊게 연계된 중요성을 지니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세미파이브는 고객으로부터 ASIC 개발 수주를 받은 후,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매출을 인식하고, 프로젝트가 완료되어 양산 단계에 진입할 때 추가적인 매출을 창출한다. 실제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97% 증가한 947억원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회사의 성장 전략이 뚜렷하게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ASIC 개발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두 배가 넘는 541억원을 기록하며, 북미와 일본 고객을 중심으로 주문형 반도체 턴키 프로젝트의 확대가 크게 작용한 것이다. 이러한 성과 덕분에 양산 매출 역시 423억원을 기록하며, 비전 AI와 온디바이스 AI 칩 등 기존 개발 프로젝트가 실제 양산 단계로 진입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세미파이브의 사업은 반도체 설계자산(IP)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데, 미국 자회사 아날로그 비츠(Analog Bits)는 상반기 매출이 32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305억원을 반년 만에 넘어섰다. 이는 2나노, 3나노 등 첨단 공정에서 필요한 저전력 IP 수요 증가의 결과이기도 하다.
수익성 면에서도 상반기 매출총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18.7%포인트 높아져 30.6%로 개선됐으나, 영업손익 측면에서는 10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반기 흑자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 281억원과 비교할 때, 적자 규모가 61.1%로 줄어든 점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분기별 성과를 살펴보면 1분기에 약 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였으나, 2분기는 기존 프로젝트의 예상 원가를 선제적으로 반영함에 따라 약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발생시켰다. 이러한 결과도 있어선 간간히 불안감이 지속되지만, 세미파이브는 하반기 수주잔고의 매출 반영과 기존 프로젝트의 양산 물량 확대를 계획하며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차세대 고성능 AI 반도체 및 3D-IC 기반 프로젝트 수주 확대에 집중할 것이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이번 수주를 통해 AI 추론 시장의 성장과 고객의 서비스 및 워크로드 최적화를 위한 맞춤형 반도체 수요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하이퍼스케일 인프라 시장에서 세미파이브가 맞춤형 반도체 개발 파트너로 자리잡기 위해 이번 차세대 추론 가속기의 상용화를 통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며, 회사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와 전략적 방향성을 재확인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