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확대와 주민들의 딜레마: 인간과 AI 공존 가능한 길

대한민국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세계 3강으로 자리잡기 위해 전국에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의 배경에는 AI가 가져올 경제적, 사회적 혜택이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환경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한국일보는 이러한 문제를 심층적으로 탐구하기 위해 국내 여러 지역의 데이터센터 건립 현장과 해외에서 유사 경험을 겪은 네 개국을 방문, 인간과 환경이 AI 기반 시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조건을 찾아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서는 최근 데이터센터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활발한 항의를 벌이고 있다. 지난 21일, 금천구청 앞에서 수십 명의 주민들이 집회와 피켓을 통해 자신들의 반대 의사를 전했다. 이들 대부분은 50~60대로 구성된 L아파트 거주자들로, 이미 203일째 항의 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금천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동네로서 땅값이 낮기 때문에 데이터센터와 같은 ‘기피시설’들이 쉽게 진입하는 곳으로,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그곳의 인구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금천구의회 재선 의원인 고영찬은 “데이터센터 시행사들이 금천구의 경제적 상황 때문에 건축 허가를 얻기 쉽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자체로는 세수 효과도 없으며, 지역 발전에 기여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는 금천구만의 현상이 아니다. 동북아 경제권에서 데이터센터 건축 반대 운동은 흔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사업들이 지체되거나 중단될 수밖에 없다. 미국 내에서도 비슷한 갈등이 주요 선거 과제로 등장하면서 주민 반대 의견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한 모델로 자주 논의되고 있다.

수도권 내 데이터센터 건축이 유리한 이유는 ‘속도’ 때문이다. 데이터 센터가 위치할수록 사용자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데이터 전송 지연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서울과 경기권은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우려는 여전히 컸다. 전자파와 소음이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위험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와 데이터센터 업계는 이러한 우려를 과장된 것으로 보며, 기존의 건축 및 안전 규제 수준에서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주민들의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이는 정부의 설명이 현장의 상황과 크게 벗어나기 때문일 수 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건축 허가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점이다. 데이터센터는 현재 ‘방송통신시설’로 분류되어 있어, 일반적으로 건축 허가 시 주민 설명회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러한 절차의 결여는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시설이 주거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시도에서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주민들의 반대 의견 중 하나는 데이터센터가 주거 지역 가까이에 위치하는 것이다. 경기 과천시와 같은 곳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축 계획과 주거지 사이 거리가 매우 짧아, 주민들의 반발을 이끌고 있다.

주민들은 또한 ‘집값’에 대한 우려를 강조한다. 데이터센터가 위치하면 지역 경제는 개선될 수 있지만, 주거 환경의 악화로 인해 집값 상승이 멈추고 있어서 오히려 부동산 시장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게 될 것을 우려한다.

시행사들도 이러한 지연과 갈등으로 인해 크게 고통받고 있다. 건축 허가를 받아도 주민 반대로 공사가 지체되거나, 행정적, 법적 다툼이 발생하여 비용과 시간 며칠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데이터센터 건축의 본질은 기존 부동산 개발 과정보다 훨씬 민감하며, 한 번의 지연이나 변경으로도 상당한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시행사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결국, 데이터센터와 주민 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현재의 법률적 틀이 데이터센터의 성장과 확산에 부합하지 못한 점에서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받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국가 인프라 정책의 핵심 시설로 위치시키면서, 입지 및 안전 기준부터 정보 공개와 갈등 관리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법적 틀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데이터센터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며, 인간과 AI 기술의 공존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를 바라보면서, 우리는 데이터센터가 제공하는 혜택과 동시에 주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데이터센터의 건축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함께 성장하고 번영할 수 있는 사회 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 Nam Tae-yang

    뉴스짱 편집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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