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만에 수사·기소의 분리를 통해 설립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은 개청 첫날부터 정치적 독립성과 수사 역량을 시험받게 되었다. 2일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에 위치한 중수청에서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승원 의원 등 정치적 파장이 큰 인물들을 겨냥한 고발장들이 쇄도하면서 그 독립성에 대한 검증대가 마련되었다.
이 날 개청식에서 중수청 차장 전종민은 “한 기관이 수사와 기소를 함께 쥐면 스스로에게 엄격하기 어렵다”며, 지난 과거의 실수들을 배워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독립성을 견고히 지켜나갈 것이라는 뜻밖의 결단력 있는 선언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결단은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을까? 개청 첫 날부터 중수청 민원실에는 각계각층의 고소·고발인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일으키며, 신설된 기관의 초기 수사 방향성과 역량에 대한 여러가지 의문점을 제기하게 되었다.
특히 시민 민모 씨는 이재명 대통령과 안규백 전 국방부 장관을 MDL(군사 분계선) 이남 지뢰 매설 무대응에 따른 외환죄 혐의로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의 정치자금 관련 회계 처리 의혹과 당시 김승원 도당위원장의 관여 여부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고발이 수원지방중수청에 접수되었다. 이런 사건들은 중수청 개청 첫날부터 그 신뢰성과 정치적 독립성을 시험대로 삼아 간절한 관심을 끌고 있다.
중수청의 수사 중립성은 즉시 검증대에 올라섰지만, 이러한 독립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현재 중수청은 전체 정원(2874명)의 약 66%만 채워져 있는 상태로, 인력 미달과 수장 공석 등으로 인한 초기 수사 공백이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즉각적인 수장 인물의 선임과 정원 미달 해소, 그리고 명확한 수사 가이드라인의 마련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행정안전부는 전날 중수청의 첫 지방중수청장을 1급 수사관으로서 확정했다. 서울청장에는 검사 출신 최재민 변호사가, 그리고 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지방 중수청장으로는 각각 김형근, 문홍주, 홍종희, 김기욱, 임은정이 임명되었다. 이들 1급 라인의 절반은 판사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어 법리 중심의 진용에 대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판사 출신 수장들이 실질적인 수사 역량을 갖추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와, 유관 기관과의 주도권 다툼 속에서 초기 중대범죄 대응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수청장에 많은 변호사들이 임용되었다는 점도 의문의 시선을 받고 있으며, 특히 검사 경력자 출신 한 변호사는 수사 지휘 역량에 대해 걱정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수사 지휘 역량이 근본적으로 중요하지만, 판사 출신 수장들이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다”고 설명하며, 기관의 실질적인 변화가 더욱 필요함을 강조했다. 중수청은 이제 정치적 압박 속에서도 공정한 수사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험대에 서게 되었으며, 그 성공 여부는 기관의 구조와 리더십 뿐만 아니라 법적 제도의 안전장치가 얼마나 견고할지에 달려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