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반도체 소재 설계에 중대한 기여를 했다. 포항공과대학교와 숭실대학교의 공동연구팀은 ‘선택적 원자 기울기’라는 혁신적인 방법을 개발하여 반도체 분야에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이들의 성과는 2023년 2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되며, 전세계 과학계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포항공과대학교의 이대수 교수, 이길호 교수, 최시영 교수와 숭실대학교의 박세영 교수를 중심으로 한 연구팀은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찾았다. 그들이 개발한 ‘선택적 원자 기울기’ 설계법은 같은 양과 종류의 원자를 다른 순서로 쌓음으로써 재료의 전기적 방향성 및 절연·온도 감지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다. 이는 반도체 기술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의미한다.
전통적인 재료 설계 방법은 다양한 원소나 원소 비율을 조정하여 새로운 기능을 부여해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원래의 장점이 약화되거나 사라질 위험이 따랐다. 이에 연구팀은 ‘원자가 어떻게 쌓이는지’를 바꿔보기로 했다. 크기가 다른 원자들을 전자적 성질을 유지하면서 한쪽으로는 큰 원자, 반대쪽으로 갈수록 작은 원자로 배열하여 ‘그라데이션’ 구조를 형성했다. 이러한 조작으로 인해 재료 내부에 자연스럽게 극성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외부 자극에 대한 물질의 반응을 새롭게 만들어낸다.
이 연구 결과를 금속 및 절연체에 적용해 본 것은 매우 흥미로운 발견이었다. 금속 박막은 기존의 전기전도성을 유지하면서도, 선택적으로 전류의 방향성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중요한 발견이다.
5.1나노미터 두께의 초박막 절연재료에서는, 연구팀은 전기 에너지 저장 능력을 유지하면서도 누설전류를 크게 줄였다. 이러한 성과는 반도체의 미세화 과정에서 점점 더 얇아져야 하는 절연막 설계에 있어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한다.
온도 감지 기능 역시 혁신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선택적 원자 기울기를 사용한 박막은 비슷한 두께의 일반 박막에 비해 약 100배 더 높은 성능을 보여주며, 가장 미세한 온도 변화에도 크고 명확한 전기 신호를 생성한다. 이러한 특성은 적외선·열 센서 및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 아래 진행되었으며, 국내 반도체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과학적 호기심에서 시작된 연구가 현실적인 응용을 통해 산업의 미래를 그리며 나아갈 수 있음을 입증한다. 앞으로 이러한 기술이 어떻게 반도체 분야 및 관련 산업에 구현될지, 많은 시선과 연구의 집중이 필요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