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동 연구팀이 웨어러블 기기의 잠재력을 크게 높일 수 있는 AI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UNIST, 포항공과대학교(POSTECH)의 공동 노력으로 진행되었으며, 시간 변화하는 신호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탑재한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다.
이 연구의 핵심은 이온을 담은 소재를 사용하여 반응 속도가 다른 여러 층으로 구성된 반도체를 만드는 것에 있다. 전기 신호를 받으면 소재 내부의 이온이 움직이며, 전류 흐름이 변화한다. 이러한 기능을 활용해 AI 시스템에서 실시간으로 동작 패턴을 구별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현재 웨어러블 기기는 주로 스마트워치 형태로 일상 생활에 깊이 뿌리박혀있으며, 걷기와 같은 간단한 동작부터 복잡한 신체 움직임까지 모니터링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기의 한계는 실시간으로 다양한 신호를 정확히 구분하고 처리하는 능력에 있다. 새로 개발된 반도체 소자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연구진은 전기적으로 격리된 막 안에서 이온의 양과 두께를 조절함으로써, 신호에 빠르게 반응하는 소자와 그보다 느리게 반응하는 소자를 만들었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한 층은 최근 들어온 신호를, 다른 층은 조금 전부터 계속된 신호를 각각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메모장에 짧게 남는 내용과 오래 남는 내용을 동시에 읽어내는 것과 비유될 수 있다.
실험에서 연구팀은 네 개의 신호가 켜고 끄는 패턴으로 생성되는 16가지 다른 시나리오를 소자가 성공적으로 구별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기술의 타당성은 움직이는 숫자 영상을 인식하는 모델링 실험에서 90% 이상의 정확도를 보여주며 입증되었다.
실제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팀은 소자를 4인치 웨이퍼 크기로 제작하고, 기판의 휘어짐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제작 후 55개월간 안정적인 전기적 특성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장기 사용에 필요한 신뢰성을 입증하였다.
이 연구의 성과는 스마트워치와 같은 저전력 소비 기기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기기들은 일반적으로 배터리 수명을 최대화해야 하며, 새로운 반도체 기술이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면 크게 혁신적인 변화가 될 것이다. 연구팀은 스마트워치에 실제로 적용했을 때의 성능과 전력 절감 효과를 추가 검증할 계획임을 밝혔다.
국내 학계에서도 이 연구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KAIST 정학순 교수가 제1저자로, POSTECH 노용영 교수와 KAIST 권지민 교수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게재되었다. 권지민 교수는 “이 기술을 통해 스마트워치 같은 저전력 소비 기기에서도 움직임과 신체 신호를 더욱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는 AI 반도체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연구는 미래의 기술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가 점점 더 다양하고 복잡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서 이와 같은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앞으로도 이러한 반도체 기술의 발전과 실용화를 통해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현대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